家家戶戶 : 가가호호

家家戶戶 : 가가호호

가가호호(家家戶戶)는 '집집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삶을 알 수 있다고 하듯이, 성곽마을 속의 집을 통해 성곽마을 주민들의 삶을 조명하고자 한다.

마주하게 될 소식을 기다리는 것은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 소식들은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설레게도 하며

받는이를 기쁨으로 혹은 슬픔으로 점철되게 한다.

성곽마을 주민들은 어떤 소식을 어떻게 전달받고 있을까?


<언제나 기다림>

텅 빈 우편함은 그 집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것처럼 적막함을 자아낸다.

아무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것처럼 비어 있는 우편함은 어떤 사연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아예 집주인이 떠나버린 빈 집일 수도 있고, 발빠른 집주인이 얼른 수거해갔을 수도 있다.

우편물이 없다고 무조건적인 소통의 단절은 아니다.

소식이 올 언젠가를 위해 우편함은 계속 기다린다.

 


<우편함에 담긴 이야기>

어떤 소식을 전달받는다는 것은 기다림을 동반한다. 기다림을 견뎌내는 것은 걱정스럽기도 또 기쁘기도 하다.

갖가지 내면의 설렘을 겪게 된다.

이번에는 어떤 사연을 들고 왔는지 궁금하다.

성곽마을의 집이 비워지지 않고 누군가 계속 거주한다면, 소식을 담은 우편물은 전달되며 채워질 것이다.

집주인의 손길이 다른 사람들과 닿을 수 있도록 우편함은 소식을 보관한 채 계속 기다리고 있다.

 


<우유주머니의 배려>

우유 주머니
우유만
우유 주머니

성곽마을은 우유주머니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대문 앞에 걸쳐진 우유주머니는 주민들이 우유배달을 신청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우유를 배달받는 집은 한창 먹고 클 때의 아이를 위해 신청하거나 

근처 슈퍼까지 가기에는 무리인 노인 분들이 신청했을 수도 있다.

슈퍼 하나 있는 자그마한 마을은 구불구불한 길목과 가파른 경사길이 자리잡고 있다.

각기 다른 사정을 가진 집주인은 우유 배달을 신청한다.

우유주머니를 놓고 아침에 올 우유의 소식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