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곳

사는 곳

'live, 살다', 'buy, 사다' , 두 가지 의미를 모두 가진 공간

성북천 가게 이야기

정현 양장은 성북천 희망의 다리에서 성신 여대 방면으로 30m 정도 도보로 이동하면 보이는

<최우수>와 <곤죠>라는 음식점 사이 골목길로 들어 오면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양장점.

지금은 거의 사라진 여자의 양장 옷을 짓고 파는 가게입니다.

1950 년대부터 70 년대 초반까지 여성복을 파는 곳은 양장점이 유일했습니다.

 누구나 한번 쯤 바라던 옷을 맞춰 입을 수있는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50-60 년대 명동과 이대 앞 거리에는 'OO 양장점', 'OO 패션'이라는 간판이 즐비했습니다.

패션 거리가 아니라 꼭 동네마다 양장점은 꼭 하나씩해야합니다.

양장점은 여자들이 옷을 맞춰 입는 장소 가면서 동시에 동네 사람들이 모여 차 마시 며 수다를 즐기는 사랑방 역할도 있습니다.

하지만 70 년대 중반 기성복 회사들이 생겨나면서 국내 여성복의 흐름이 바뀌 었습니다.

80 년대 중반 이후 아시안 게임과 서울 올림픽을 치르며 해외 기성복 브랜드가 인기를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양장점 대신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로 발길을 돌 렸습니다.

  • 양복을 손보는 &lt;정현양장&gt; 할머님

    직접 민드신 양복도 있는지 여쭤봤는데, 십수년 전에 주문을 받아서 옷을 거의 다 만들어두셨는데 사정상 전달하지 못했다고 하셨다. 값비싼 원단으로 제작해 버리기 아까워서 남겨놓으셨다고 하신다.

  • 정현양장 사장님의 작업대

    사장님의 작업대이다.

  • 미싱기계

    오랜세월 사장님의 도구가 되어준 미싱기계

  • 미싱기계

    오랜세월 사장님의 도구가 되어준 미싱기계

  • 오바로크 기계

    45년동안 사장님과 함께한 오바로크

  • 오색찬란 실뭉치

    양장점의 실뭉치들

  • 오색찬란 실뭉치

    양장점의 실뭉치들

완성까지 한땀 한땀 공들여 작업 다니던 사장님의 옛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치수를 재고 패턴을 뜨고 

'촥'

네모 낳고 기다란 원단에 회색 원단 가위를 밀어 내면 

자로 잰 듯 반듯하게 잘리는 원단들.

실을 꿰고 드르륵 거리는 미싱을 돌리면 

어느새

오직 하나 뿐인, 나에게 딱 맞는, 나만의 옷이 만들어집니다.

오랜 시간 간직하면서 기억하는 옷

이 옷을 입고 갔던 장소와 만났던 사람들과의 추억이 담긴 옷

어쩌면 양장점이란 이름을 지금까지 놓을 수없는 이유이기도합니다.

이토록 창조적 인 일이 할머니의 일상이.

가게 안

한켠에있는 달력을 보며 성북천의 스쳐간 과거와 오늘을 생각해 봅니다.

조그만 복조리에 담긴 호두와 천원의 존재보다

더 넘치는 행운 이이 자리에 머물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