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 성곽마을의 봄

한성대 성곽마을의 봄

한성대 성곽마을의 시간에 따른 봄의 변화를 아이의 눈을 통해 동화같이 표현했습니다.

그 이야기가 지금 시작합니다.

한성대 성곽마을에 봄이 찾아오는 모습입니다.

멀리서 보면 집들로 빈틈 없이 채워진 마을, 그러나 가까이에서 보면 색깔과 생명력이 넘치는 마을인 한성대 성곽마을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이 어울리는 마을입니다.

3월에 처음 마을 사진을 찍으러 나갔을 때, 마을은 고요하다 못해 삭막했고 텅 빈 화분들이 그 분위기를 더하였습니다. 화분은 많았지만, 화분에는 흙만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처음에는 화분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날씨가 점점 풀리니 화분에서 식물들이 조금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자그마한 새싹으로, 점점 자라더니 봉우리를 내밀고 꽃을 틔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은 색색깔의 꽃으로 감싸졌습니다.  푸른 색의 잎들을 잔뜩 두른 나무들은 한층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어주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돌 틈 사이에서, 계단 밑에서, 하수구 구멍에서도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식물들이 하나둘씩 얼굴을 내밀고 꽃을 피웠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화분을 가꾸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집 앞의 공간이 좁으면 화분을, 그보다 여유가 있으면 화단을, 공간이 넓으면 마당에 나무를 꼭 하나씩은 기릅니다. 덕분에 한성대 성곽마을만의 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만난 봄을 한 아이의 이야기 속에 녹아내고자 하였습니다. 저희 전시를 통해 봄이 오면서 변화하는 마을의 모습을 함께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

By 양희수, 윤정원,이현주

.

.

한성대 성곽마을에 살고 있는 할머니의 집으로 귀여운 손주가 찾아왔습니다. 항상 할머니께서 아이의 집으로 오셨던 터라 아이가 직접 할머니의 마을로 간 것은 처음이에요. 그런데 어라, 오랜만에 뵙는 할머니 댁에 온 아이의 표정이 좋지 못하네요. 심심해서일까요? 주변에 또래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면 고요한 골목길과 분위기를 더욱 쓸쓸하게 만드는 텅 빈 화분들 뿐.

부모님은 할머니하고 그동안 쌓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아이는 더욱 심심해집니다. 어른들 대화는 지루하고 재미 없어, 아이는 혼자서 마을 탐험을 시작합니다.